Tae Yeun Kim

갤러리 엠 ‘김태연 개인전’ - 핵폭발과 같은 독특한 파동의 시각

단단함과 부드러움, 고체와 액체, 내부와 외부 등 서로 상반되는 요소들이 충돌하고 연접하면서 생성되는 무질서적인 변화와 파동을 표현하는 김태연 개인전 ‘충돌의 다양함’이 갤러리 엠에서 1월 16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 작가 김태연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밝고 경쾌한 색면들이 의인화된 생명체를 구성하는 추상적인 동시에 구상적인 화려한 색채의 향연을 보여준다. 그러나 표면적인 화려함을 넘어서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김태연의 작품은 그저 아름다운 색의 유희 이상의 무엇을 말해준다. 아름답고 화려한 색채의 향연 이면에는 우리가 사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표출하는 불규칙적인 파동이 사회에 미치는 카오스적인 영향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탐구가 담겨 있다. 삶과 죽음, 기계적인 것과 유기적인 것, 남성과 여성, 강함과 약함, 단단함과 부드러움, 질서와 무질서, 선과 악, 속도의 빠름과 느림, 온도의 높음과 낮음, 이성과 감성, 고체와 액체와 같이 서로 상반되는 것들이 부딪히면서 생성하는 불안정한 에너지와 파동을 수수께끼처럼 표현한 것이다.

작가는 작품에서 보이는 역동적인 파동에 대해 현대 사회의 구성원이 타자와 관계를 맺으면서 발생하는 무수한 진동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물질과 공간에서 생기는 불규칙한 진동과 예측 불가능한 파동은 오늘날 현대인들이 느끼는 소외와 불안감,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현대사회의 불확실성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김태연은 타자와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불안정한 개인과 사회의 징후인 이러한 파동을 작가 스스로 내면에서 느끼는 파동과 연계한다. 이에 핵폭발에서 생기는 버섯 모양의 폭발이나 세포분열처럼 무수히 반복하면서 확장하는 프랙탈 형태들로 이루어진 형상들로 매우 세련된 색과 톤을 사용해 표현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신작들은 예전의 동화적인 표현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역동적이면서 회화적인 표현법이 가미됐고 면 구성이 더 구조적으로 분할되어 표현된 것을 알 수 있다. 총 9점의 회화작업과 1점의 영상 작업을 새롭게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화려한 유희 뒤에 존재하는 사회 전반의 불안한 상황들과 환경 문제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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